많은 사람들은 한국 사회가 잘못되어있고, 그래서 한국에서 살고싶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무언가에 계속 쫓기듯 살아야 하는 생활이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듯 하다. 그럼 도대체 왜 사람들은 그렇게 쫓기듯 살아가고, 무엇에 쫓기고 있는 것일까? 그래서 어떤 이들은 다른 나라로 이민을 가기위해 준비한다. 과연 그 나라에 가면 그렇게 쫓기듯 살아가지 않아도 되는것인가? 그렇다면 왜 그 나라에서는 쫓기듯 살지 않아도 되는 것인가?
나는 한국 사회가 이렇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돈문제'이며, 그 돈을 가지고 '남들과 비교' 하고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문제가 나타나게 하는 것은 바로 한국 사회의 근본적인 '문화'의 문제이다.
'그 나이엔 그정도는 갖추어야 하는게 정상이다.' 라는 관념이 한국 사람들을 지배하고 있다. 그래서 그 정도를 갖추지 못한 사람을 비정상 취급하며, 실패한 사람으로 취급한다. 그런 사람은 자기 스스로도 다른 사람 앞에서 부끄러워 하게 된다. 그렇기에 남들에게 실패자로 보이지 않기 위해서는 그 정도 갖추기 위해 힘들어도 계속 달려야 하는 것이다.
한국 사람들은 그 사람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가를 보고 그 사람을 평가한다.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인정받지 못하거나, 무시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직업을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들 앞에 자신을 떳떳하게 내세우지 못하고 기가 죽게된다.
과연 그정도 되어야 한다는 기준은 누가 세운 것인가? 그리고 왜 그런 기준으로 남을 평가하는가? 다른 기준으로 그 사람을 평가할 수는 없는가? 아니, 아예 누군가에 대해서 그런 평가 자체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인가?
이런 기준에 맞추기 위해 살다보니, 말로는 돈이 전부가 아니라 하지만, 결국 돈을 위해 자신이 원하는 바가 아닌 것을 해야하고, 그렇게 수 십년을 살면서 나이가 들고나면 돈은 돈대로, 시간은 시간대로, 인생은 인생대로 바라는대로 이루어진 것이 하나 없어 불행한데, 그렇게 해도 남들은 자신보다 훨씬 많은 것들을 이루어 놓은 것을 보며 상실감을 느끼는 것..그것이 일반적인 한국 사람들이 느끼는 문제이다.
무언가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하려면 돈이 필요하다. 돈이 없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사회가 발전할수록 매 달 지출해야 하는 고정비가 커진다. 그 고정비로 인한 지출은 남은 돈으로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제약한다.
거기에 자녀까지 둔 경우 자녀를 위한 비용, 즉 자녀도 자기 또래들 사이에서 어른들이 평가받는 것과 비슷한 기준으로 가지고 있는 옷, 가방, 신발, 스마트폰 등으로 평가받게 되고 그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혹여 왕따를 당하지 않을까 걱정하며 학교생활을 하게 된다. 거기에 어른들이 자신을 평가하는 성적과 학교의 기준을 만족시키기 위해 학원이니 과외니 하는 사교육비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게 된다.
결국 최종적으로 모든 문제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고, 다른 사람의 평가에서 무시당하지 않을 정도의 수준에 이르기위해 쫓기고 있는 것이다.
그럼 해결책은 무엇인가? 이것은 결국 우리 문화와 가치관의 문제라 생각한다. 이것이 바뀌지 않고서는 근본적으로 이런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 어떤 사람이 속해있는 환경이 가지고 있는 문화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가장 크게 미치기 때문이다.
한 예로 군대를 생각해보자. 군대라는 고립된 조직 속에서 겪게되는 문화, 그것을 군대가 아닌 민간인의 사회에 적용해본다면, 군대의 문화대로 무언가를 하는 사람은 정신이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받을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민간인 사회에서는 항상 밝게 웃고 발랄한 모습으로 생활하는 신입사원이 군대의 이등병으로 들어간다면 '개념 없는' 신병으로 낙인찍히게 될 것이다. 군대에서는 이등병이 웃음이 나와도 이를 꽉 깨물고 참아야 하는 것이 미덕이기 때문이다. 이등병이 웃음을 보이며 미소로 이빨이 보이기라도 하면 '이등병이 빠져가지고!'라며 욕을 먹고 얼차려를 받기 십상이다. 이렇듯 그 사회의 문화와 가치관이 어떤가가 그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과 그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하지만 그 사회도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또 다른 사회와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있기에 주변의 상황에 의해 그런 문화를 가질 수 밖에 없을 수 있다. 앞서 예를 든 군대의 경우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고, 결국 목숨을 걸고 임무를 수행해야 되는 환경에서 계급에 의한 상하관계가 중요할 수 밖에 없는 조직이기에 그런 문화를 가졌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그렇게 강압적이고 부당한 계급관계가 유지되어야만 하는가는 또 다른 문제이지만, 한국 사회의 경우도 우리가 부러워하는 다른 나라들과 처한 환경이 달라 현재와 같은 문화와 가치관을 가지게 되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부러워하는 미국, 유럽, 호주 등의 나라를 보면 일단 미국과 호주 등의 경우 주변에 자기를 쳐들어올 나라가 없다. 적어도 바다는 건너 와야만 하기에 자연스럽게 안보에 있어서 여러 열강들에 둘러싸인 한국보다는 훨씬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유럽의 경우는 여러 나라가 모여있기는 하지만 최근 EU 등으로 통합되며 어느 정도는 동맹국화된 체제를 가지고 있다. 물론 그 동맹도 언젠가는 깨질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과거 제국주의 시대나 세계대전 시대에 비해서는 훨씬 안정적인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선 나 자신부터가 그런 기준으로 사람들을 바라보지 않아야 한다. 자신도 남들을 그런 기준으로 평가하면서 남들이 그런 기준을 가진 것을 비판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또한 남을 볼 때 그런 기준을 가진 사람은 자기 자신을 볼때도 그런 기준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평가하게 된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